미국 버블 (240218)
일본, 영국 등 주요 선진국 경제가 역성장을 이어가는데 미국만 나홀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OECD는 올해 영국 0.7%, 독일 0.3%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 반면 미국 경제가 2.1%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해 많은 경제학자들이 미국의 경기침체가 불가피하다고 했으나 미국은 선방했고 유럽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고금리로 타격을 입었다. 지난해 미국 경제 성장 중 약 4분의 1일은 정부지출이다.
앞으로 미국 경기 침체가 없다고 속단하기엔 미국 정부 부채, 상업용 부동산 위기 등의 우려가 남아 있다. 미국 정부가 부채에 대한 이자로 지불하는 금액은 8700억 달러(한화 약1162조3천억원)으로 미국 국방 예산 8500억(한화 약 1135조 6천억 원)을 뛰어넘었다. 미국 정부의 지출 항목 중 이자 비용보다 규모가 큰 건 사회보장과 의료보험뿐이다. 최근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작년 말 5%까지 치솟았다가 현재 4%대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국채 발행량이 급증하더라도 기축통화를 발행하는 미국이 이자를 내지 않을 거라고 예상하는 사람은 없다. 다만 미국의 국채 발행량 증가는 시장금리를 자극하게 되고 과도한 부채는 필연적으로 경기 침체가 찾아온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 증시의 벨류에이션 부담 이슈가 제기되지만 상승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과거 S&P500지수 평균 PER은 16배인데 현재 S&P500지수의 12개월 선행 PER은 20배다. 증시가 90년대 후반의 닷컴버블을 떠올리게 하지만 AI 중심으로 한 기술혁명으로 실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S&P500지수가 2025년에는 6500까지 오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AI에 대한 기대와 기술혁명이 미국의 생산성을 증가시킬 수 있을지는 통계로 지켜봐야 한다. 개인적으로 미국 경제성장률과 GDP 대비 최근 미국 증시 상승은 과대평가라고 본다.
미국과 함께 G2인 중국은 경제가 과잉 생산과 소비 부진으로 디플레이션 우려가 점점 짙어지고 있다. 1월 CPI는 전년대비 예상보다 하락했다. 전년 동월 대비 0.8%, 지난해 10월부터 4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다. 중국 증시 역시 당국의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중국 자본유출은 달러 강세 속에 중국에서 외국으로 빠져나간 돈이 687억 달러(한화 약 92조원)으로 2018년 이후 5년 만이다. 정부 부채 역시 GDP대비 비율이 300%에 육박한다. 지난해 수출은 11개월 동안 10.8% 줄었다. 미국 공산품 수입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7년 24%에서 지난해 15%로 내려갔다.
연초 부진했던 코스피는 저PBR종목에 대한 기대감으로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2월 26일)까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 코스닥은 가치주보다 성장주가 주로 포진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확대할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나의 최대 관심사인 천연가스는 쌓인 재고에 더해 예상보다 빠르게 따뜻해진 기온이 천연가스 가격의 연일 하락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미국 뉴욕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한 달 전과 비교해 47.2% 폭락했다. 유럽 천연가스 재고가 저장고의 73% 수준으로 5년 평균 61.3%보다 많은 양을 보유하고 있다. 최소 5월까진 북미 지역 기온 상승으로 천연가스 가격 상승이 제한적일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나에겐 인고의 시간이 될 것이다.